2015년 3월 29일
강윤구 목사
불가에 내려오는 얘기에 한 과부가 석가모니를 만난 얘기가 나온다. 먼 옛날 인도의 구시라 성에 있는 시다림(林)이란 한가한 숲속을 제자들과 함께 걷던 석가모니는 외아들이 죽고 애통해 하며 우는 한 젊은 과부를 만나 위로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그 여인은 자신의 아들을 살려달라고 애원했고 할 수 없이 석가모니는 “자매님 일어나 마을로 가서 한 번도 사람이 죽은 일이 없는 집의 쌀을 한줌씩 얻어다가 죽을 끓여서 먹이면 너의 아들이 살아날 것입니다.” 라고 했다.
기뻐서 마을로 달려갔던 젊은 과부는 힘없이 돌아와 이렇게 말했다. “부처님, 하루 종일 다녀도 사람이 죽은 일이 없는 집은 없었습니다. 한 톨의 쌀도 못 얻고 빈손으로 왔습니다.” 그러자 석가모니는 말하기를 “생자필멸(生者必滅)이라 사람이 나면 반드시 죽는 것, 인연 따라 일어나서 인연 따라 없어지는 것 너무 슬퍼할 것이 없느니라.”구시라 성의 과부는 세상의 이치를 꿰고 있던 현자 석가모니를 만나 삶의 이치를 깨달았던 것이다.
성경에 보면 나인성이란 곳에 살던 한 과부가 죽은 아들의 장례 행렬 중에 예수님을 만난 이야기가 나온다. 예수님은 그 여인과 죽은 아이를 불쌍히 여기시고 관에 손을 대고 청년을 향하여 “일어나라”고 하셨다. 치료하신 게 아니라 명령하셔서 그 아들을 살려내셨다. 나인성의 과부가 만난 사람 예수는 생명의 주인이었던 것이다.
이 두 과부의 이야기는 삶과 죽음이라는 삶의 이치 앞에서 그 운명과 이치 앞에서 모든 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인생과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창조주 하나님의 은혜로 생명을 얻는 인생의 길 중 우리가 어디고 가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해주는 이야기임에 틀림 없다.
실제로 한 때 국제불교문제 연구소 해외홍보국장과 대한불교정토종의 포교국장을 역임했던 혜경스님(훗날 김성화 목사)은 성경에 나오는 나인성 과부 이야기를 읽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했다고 한다. 세상의 이치는 깨달음을 주지만 생명의 주인 예수 그리스도는 부활과 생명을 주시는 것이다. 세상의 깨달음은 자신이 선 자리를 인정하고 자족할 수 있게 해주지만 하나님의 말씀의 진리는 죄와 사망의 법을 박차고 나가 하나님 나라의 소망을 품게 해준다.
어쩌면 오늘 우리가 주저 앉아 울고 있는 그 자리는 생명의 주인과 마주할 수 있는 곳일지도 모른다. 나를 지으신 창조주의 손을 잡고 일어나게 된다면 이보다 기쁜 일이 있을까? 이제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은 죽음의 권세에 무릎 꿇지 말고 부활의 주님을 바라보자. 평화의 왕이시며 생명의 주인이신 그분이 우리의 삶의 현장 우리의 예루살렘으로 들어오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