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구 목사
지난 금요일 밤 Youth 학생들과 교사들을 포함해서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교회 친교실 안에 텐트 여러 개를 치고 Lock-in을 했다. 난 비록 교우와의 상담을 마치고 난 늦은 시간이지만 피자가 먹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달 받고 우리집 식구들과 함께 피자를 사들고 교회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짧은 방문의 시간은 내 가슴을 뛰게 하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내가 30년 전으로 돌아가 있는 것 같았고 그래서 그런지 Lock-in을 하러 모인 청소년들이 모여 먹고 노는 모습만 보아도 내 마음은 흐뭇하고 부러웠다.
놀라운 일은 청소년들보다 더 즐거워하며 Lock-in을 즐기는 사람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아이들보다 더 좋아하고 있었다. 그들은 다름 아닌 엄마뻘 고모뻘 되는 교사와 집사님들이었다. 도움을 주기 위해 왔다가 마치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 청소년부 아이들과 텐트 안에 삼삼오오 둘러 앉아 영화도 보고 얘기도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그분들의 모습은 곧 내가 원하는 모습이기도 했다.
뭐가 부럽고 뭐가 그리운 걸까? 함께 모여서 먹고 마시고 은혜를 나누며 하루의 싸이클을 보내는 공동체의 삶은 우리의 영적 외로움과 고독에서 우리를 구해주는 자리이기 때문이 아닐까? 말 그대로 은혜 안에 갇혀서 함께 지내보는 이 시간은 뭐든지 맘대로 하며 사는 고독한 우리의 인생에 새로운 삶의 지평을 열어주는 것이다. 딱딱한 시멘트 바닥에 텐트를 치고 메트리스를 깔아놓았을 뿐이지만 좋은 집, 좋은 침대에 홀로 누어 내일을 걱정하는 시간보다 더 행복할 수밖에 없다.
언젠가는 속회별로 Lock-in을 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은혜 가운데 함께 놀고 쉬고 먹는 원초적 경험이 그리운 어른들에게 꼼짝 없이 은혜 안에 갇혀 지내는 경험을 선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