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12일
얼마 전 너무나 흔한 미국의 버거킹 햄버거를 맛있게 먹다가 어머니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아마 2007년의 한여름이었던 것 같다. 미국에 유학 온지 7년만에
고국을 방문하여 아버지 집에 2주를 머물렀는데, 하루는 어머니께서 미국
사는 손자들을 위해 여름이불을 사주시겠다며 인천시내 중심가로 나를 데려가셨고, 그곳에서 흥미로운 일을 경험하게
되었다.
우연히 들린 인천예술회관 근처의 한 롳데리아에 앉아 난 낯선 어머니를 보았던
것이다. 어머니는 햄버거를
아주 맛있게 드셨다. 나는 전혀 몰랐다. 아니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는 햄버거도 맛있고 푸랜치 후라이도 맛이 좋다 시며 나온 음식을 깨끗이 비우셨다. 내가 알던 어머니는 한국 음식 외에 다른 음식을 드시는 법이 없으셨고 난 당연히 햄버거를 좋아하시지 않는다고 생각해 왔던 것이다.
하지만 그건 나의 편견이었고 쉽게 한 그릇을 비우시는 법이 없던 어머니가 시킨 음식을 모두 비우시는 모습을 보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떤 음식이든 그 맛을 직접 보기 전까지 그 음식에 대해 말할 수 없는 법이다. 복음은 어떨까? 복음을 전하는 성도들의 공동체인 교회가 너무 흔해서 그런지 세상 사람들은 교회 다니는 사람에 대한 실망 탓인지 도통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엔 관심이 없다. 뜬구름 잡는 얘기를 치부하기도 하고 교인들의 비도덕성과 일부 목회자의 비윤리적 모습을
지적하며 그리스도 예수까지 싸잡아 비난해버린다.
말하자면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라는 영의 양식에 대한 얘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그 복음의 양식을 먹어봤다는 사람들을 보고서는 그 영의 양식을 먹는 일에 내켜 하지 않는 것이다. 즉 햄버거 가게가 아무리 많아도 우리 어머니가
그 햄버거를 드실 기회를 만들지 못해 그 맛을 알지 못하셨던 것처럼 세상사람들은 그 흔한 교회들 사이로 오가면서도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제대로
맛보게 인도해 주는 사람이 없어 그 맛도 전혀 알지 못하는 복음을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종교심리학자는 사람들의 비만이 채워지지 않는 영적인 욕구를 채우기 위한
인간의 자구노력이라고 말하기까지 할 만큼 사실 복음을 거부하는 많은 사람들은 복음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복음을 전하는 사람의 불완전한 모습에 실망하거나
교회 같지 않은 교회, 목사 같지 않은 목사가 선포하는 설교를 듣고 싶지 않아서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단어에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을 뿐이다.
오히려 복음의 참 맛을 맛보게 되면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중독될 것이다. 세상을 헤매며 먹고 또 먹어도 채워지지 않던
영적 공복감과 갈증은 죄로 오염되지 않은 은혜의 생명수와 영의 양식을 맛보게 되는 날 해결될 것이다. 복음을
맛 본 사람들은 왜 교회가 그리 많은데도 이 놀라운 영의 양식을 지금껏 권하지 않았느냐고 나무라게 될 것이다. 교회와 성도는 세상이 복음을 시식해 볼 수 있도록 돕는 도우미와 같다. 다만 자신도 맛보지
않은 맛은 결코 전달할 수 없으므로 성도는 먼저 복음을 맛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