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리는 어디일까? 아마도 이 질문은 정확한 질문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내 자리에 대한 이해가 그 질문을 듣는 모든 사람에게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에게내 자리란 현재 자신이 서 있는 자리이고, 또 다른 사람에겐 자신이 서 있고 싶은 자리이고, 때론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자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난 요즘 각종 미디어와 SNS 그리고 출판물들을 통해 한가지 불편한 진실을 마주대하게 된다. 내가 말하는 불편한 진실이란 누가 보던 간에 교회와 성도 및 목회자가 자신이 있어야 할 위치에 서있지 않다는 사실을 말한다.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보다 더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볼 줄 아는 이 시대의 사람들 대부분은 목회자, 교회, 성도라는 단어에 불편함을 느낀다. 제 자리에 있지 않은 사람들은 자신도 보는 사람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

안타까운 것은 그들을 비판하는 사람들이나 비판 받는 사람들이나 모두 매한가지로 자신이 서있어야 할 자리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이다. 그 뿐 아니라 그런 사람들은 모두 마치 서로를 견제하도록 지음 받은 사람인 냥 교회의 안팎에서 교회와 성도, 목회자에게 냉소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기까지 하다. 심지어 문제가 없어 보이는 성도나 목회자는 잘못과 위선이 아직 들어나지 않은 사람들 정도로 취급 받는 경우도 있다. 목사와 목사간에, 목사와 성도간에, 그리고 성도와 성도간에 신뢰가 깨어지는 사례가 늘어가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들만의 리그 안에 있다고 생각되면, 소위 끼리끼리 모이게 되면, 그 어조가 많이 달라진다. 일부 목사들은 목사들끼리 모여 말할 때 성도 일반을 영적인 상황에 무지한 사람이나 병든 환자 취급을 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반면 일부 성도는 목회자들을 거짓을 일삼는 위선자들 취급을 하거나 세상일에는 아무 것도 아는 게 없는 우물 안 개구리 취급을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그런 일부 신앙인의 모습을 일반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그러한 모습이 점차 더 흔히 발견되고 있다는 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모습은 때론 광적이기까지 하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난 자신들이 생각하는 내 자리 또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남의 자리에 대한 관심 속에 하나님이 정해주신 우리의 자리를 망각하고 있는 게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좋은 비판을 해도 그 공동체 안에서 섬기지 않는 사람의 비판은 아무 쓸모가 없는 법이다.  공통체 안에 녹아 들지 않은 사람은 비판자가 될 수 없다.

자신의 양들의 영혼을 불쌍히 여기지 않는 목자는 한 사람의 직업인에 불과할 뿐 하나님이 세운 목사일 수 없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이 주신 몸 된 교회 안에서 자신이 한 지체로서 담당해야 할 몫에 관심이 없고 더 이상 젖도 털도 생산해 내지 않은 채 우리밖에 기대 서서 교회에 대해서, 목자에 대해서 말하는 양은 종교에 관심이 많은 사람일 뿐 하나님을 믿는 성도일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께서 정하신내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목사는 양을 아끼고 사랑하는 자의 자리로 돌아가야 하고, 성도도 하나님이 세우신 교회 안에서 하나님이 주신내 자리를 찾아 그 자리를 지켜야 한다. 목사나 성도나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자리에 대한 생각이나 교회관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목소리를 높일 때가 아니다. 지금은 하나님의 뜻에 집중해야 할 때다. 내 자리는 누가 뭐래도 하나님이 보내신 자리라는 걸 명심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