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를 찾아서
2015년 11월 15일
예전 한국의 한 TV 쇼 중에
전문가들을 동원해서 진품과 명품을 찾아내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집에 굴러다니던 그릇이나 가구,
고문서 등을 들고 방송국에 찾곤 했다. 나름 자신이 보기에 괜찮아 보이는 것들을
가지고 전문가들을 찾았겠지만 아쉽게도 대부분은 가짜이거나 값어치가 없는 것으로 판명 나기 일쑤였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의 값어치도 잘 모르고, 그 의미도 잘 모르고, 그 역사도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일 뿐 아니라 진리를, 진짜를 찾고 있음에도 대부분 가짜를
들고 허송세월 한다는 말이다.
그것은 신앙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자신을 만든 조물주가 있다면 그분이 누구일까 사람들은 비록 종교인이 아니라도 모두들 궁금해 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참된 자아, 참 하나님, 참된 진리를
찾고 있다. 그러나 그 만큼 진짜 같은 가짜들과 씨름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게 문제다. 그래서 진짜를 찾는 과정엔 항상 ‘무엇이 가짜인가’에
대한 배움이 필요하게 된다. 교회의 역사는 참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살고자 하는 진실한 성도들의
역사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진짜 같은 가짜라 할 수 있는 이단과 싸워온 역사이기도 하다. 여기서 우리는 매우
심각한 문제와 마주치게 된다. 진짜 같은 가짜와 가짜 같은 진짜를 구별해 내는 일이다. 가짜가 판을 치다 보면 진짜는 무시 당하기 쉽고 진짜 같은 가짜 속에 오히려 진짜가 소외 당하고 매장 당하는 일이 생기게 된다.
최근 한국에는 신천지라고 불리는 이단이
교회 안에 들어와 소란을 떨었다. 이 문제의 심각성은 바로 진짜 같은 가짜 그리고 가짜 같은 진짜 사이에서 방황하는 교회가 영적 분별력을 점차
상실해 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는 데에 있다. 그 동안 교회의 안팎에 있는 사람들은 교회가 더 이상 교회답지
않다는 이유로 교회를 떠나거나 교회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었는데, 그 결과 가짜들이 교회 안에서 판을
칠 기회가 더 많아졌고 참과 거짓을 구분하는 일에 대한 민감함에도 불구하고 그 분별의 지혜는 오히려 잃어가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목사 같지 않은 목사, 장로 같지
않은 장로들이라면 신물이 난다고 말한다. 그래서 드디어 진짜 같은 사람들을 교회 안에서 만나게 되면 맹목적으로
따르게 된다. 일부 이단은 그 빈틈을 너무나 정확히 알고 있다. 신천지
같은 이단들은 결코 밖에서 이상한 전단지를 건네면서 이리로 오라고 꾀지 않는다. 그들은 교회 안에 들어와
정말 잘 믿는 사람이라면 저래야 하지 않을까 하는 평을 들을 정도로 진짜보다 더 진짜처럼 행세하면서 교회 안에서 주인공의 자리를 꿰찬다.
많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더 진리 같아 보이는 교리를 가르치면서 사람들을 꾀고 종국엔 교회의 지도자들을 내어쫓고 교회를
신천지의 것으로 만든다.
이런 참과 거짓을 분별하는 일은 오늘을
사는 성도들에게 매우 심각한 일임에 틀림 없다. 혹자는 말할 것이다. 자신은 날마다 거짓의
영과 싸우고 가짜를 찾아내고자 애쓰기 때문에 가짜에 빠질 염려가 없다고 말이다. 하지만 인간은 스스로 진리를
찾을 수 없다.는 데에 그 심각성이 있다. 인간은 스스로 참 하나님을
발견할 능력이 없다. 죄 가운데 태어나 살아가는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이 온전하게 회복되지 않은 지금 우리는
결코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오로지 진리는 진리의 빛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 하나님은 사람이 찾아낼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하나님 자신이 자신을 인간에게 계시하시고,
인간은 그 계시를 통해 하나님을 믿게 되는 과정을 통해서만 비로소 하나님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고 하나님의 계시를 발견해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
성도는 그 보다 먼저 하나님의 성령의 임재를 경험해야 한다. 교회 용어로 말하자면, 성령의 충만을 경험해야 한다. 그러면 하나님의 빛이 어둠 가운데에서 밝게 보도록 이끌어 주신다.
주님이 우리 안에 임하셔야 우리는 비로소 주님의 살아계심을 경험할 수 있고 영 분별이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진리를 찾는 여정은 곧 하나님의 영의 인도하심을 받는 일이다.
이 여정은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 찾아오셔서 내재하시게 될 때 비로소 끝나는 하나님의 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