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오멜의 만나 항아리

 

11222015

 

성경 출애굽기16장을 보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특이해 보이는 명령을 내리신 기록이 있다. 하나님께서 광야생활 중인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아침마다 공급해 주셨던 만나를 한 오멜이 들어가는 항아리에 담아 증거판과 함께 두도록 하신 것이다. 만나를 주신 사건은 우리들에게 기적임과 동시에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을 알겠는데, 굳이 그걸 십계명이 새겨진 돌판과 함께 둘만큼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의미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우리는 만나를 넣어두라고 하신 항아리의 사이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스라엘 백성 한 사람이 하루 동안 먹을 양식으로 허락된 만나의 분량이 바로 한 오멜( 2리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만나는 많이 거두어도 남지 않았고 적게 거두어도 한 사람에게 부족함이 없었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일부러 남겨두면 다음날 썩어 냄새가 났다고 성경은 전한다. 즉 한 오멜짜리 만나 항아리는 그냥 2리터 싸이즈의 만나를 담아두던 항아리가 아니라는 말이다. 하나님의 백성의 필요를 날마다 충만하게 채워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를 말하는 것이다. 이 하나님의 섭리를 거부하고 자신의 마음대로 거두거나 채우면 썩어 냄새가 나고 쓸모 없는 것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만나 항아리를 증거판 옆에 두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나님께 나아와 예배할 때에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기억할 뿐 아니라 그 언약의 백성이 가지고 있는 필요를 하나님께서 날마다 채워주신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는 뜻인 것이다. 그걸 기억하지 못하고 하나님께서 우리의 필요를 충분하게 채우실 것이라는 믿음이 없을 때 우리는 세상의 방법에 마음을 두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손으로는 결코 채워지지 않을 깨어진 항아리에 끊임 없이 무엇인가 쏟아 붓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한 오멜의 만나 항아리를 기억하지 못하고 수천, 수만 개의 보물 항아리를 채우고자 피땀을 흘리느라 결코 만족함이 없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우리에게일용할 양식을 주심에 감사하도록 가르쳐 주신 것처럼 하루도 빠짐없이 나의 하루의 삶에 대한 필요를 채우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삶을 회복한다면, 나의 오늘의 삶을 위해 허락해 주신 한 오멜의 만나에 감사한다면 우리의 오늘뿐 아니라 내일의 하루도 하나님의 은혜로 충만한 하루가 될 것이다. 우리의 필요는 한 오멜의 만나로 충분함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