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와 그림자

 

120615

 

많은 철학자들이 말해왔지만, 인간이 가지고 있는 실존적인 문제는 두려움이다. 어떤 이는 인간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하고, 어떤 이는 두려움이 인간의 행동을 뒤에서 조종한다고 까지 말할 만큼 인간의 실존에서 두려움은 떼어낼 수 없는 무엇이다.

시편23편을 읽다 보면 인간이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실체라기 보다는 그저 그림자에 대한 두려움일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인간이 경험하고 있는 문제의 본질은 죽음의 문제이기보다는 오히려 죽음의 그림자라는 문제인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원초적으로 죽음을 알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죽음의 그림자를 보며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절대로 음침한 골짜기가 곧 죽음일 수는 없는데 사람들은 그림자로 덮인 골짜기에 접어들기만 해도 죽음을 염려하고 걱정하는 것이다.

거꾸로 그 죽음의 그림자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믿음과 소망이다. 주님의 동행하심에 대한 믿음과 소망은 실체가 없는 두려움으로부터 우리를 해방시켜준다. 우리말 비전성경 버전으로 4절을 읽어 보면 이렇게 되어 있다. “내가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골짜기를 지날 때라도 악한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는 주께서 나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지키시고 보호하십니다.”시인은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골짜기에 있지만 주님이 함께 하신다는 믿음 때문에 두려움을 넘어서고 있다.

그렇다. 믿음의 사람은 빛 되신 주님의 자녀이므로 어두움 가운데 있어도 주님의 빛으로 그 어두움을 밝힐 수 있어서 두렵지 않은 것이다. 21세기를 사는 현대인들 대부분은 이 실체도 없는 두려움과 싸우고 있다. 사탄은 우리에게 사람에 대한 두려움, 당면한 삶의 문제들,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우리를 넘어지게 한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의 능력을 믿는 성도들이 주님의 자녀, 빛의 자녀로 거듭나고 나면 믿음 안에서 담대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내가 가지고 있는 그 어떤 문제에 대한 두려움이 정말 실체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그냥 그림자에 불과한 것을 가지고 마음을 졸이는 것일까 생각해 볼 때다. 당면한 문제의 현실보다 더 확실한 사실은 항상 내 안에 계신 주님이 언제나 나에게 손을 내밀고 계신다는 사실임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