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들에게는 초막절이 필요하다. 이스라엘의 절기 중에는 유월절(무교절), 오순절(칠칠절), 초막절(장막절) 등이 있는데 이런 절기는 역사적인 사건들이 배경을 이루고 있다. 예컨대, 유월절은 이집트에서 하나님의 천사가 장자들을 데려갈 때에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여 문설주에 양피를 바르고 무교병을 먹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자녀들만 목숨을 건졌던 구원의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우리에겐 유월절이란 우리를 만나주시고 구원해 주신 은혜의 첫 경험에 비유해 볼 수 있다.
오순절은 첫 이삭을 바치고 50일이 되는 날인데 이 때에 다락방에서 기도하던 사람들이 하나님의 영의 임재를 경험했다고 해서 교회가 세워진 이후에는 성령의 임재를 말하는 성령강림절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오순절은 하나님의 영에 사로잡혀 주님의 뜻대로 사는 성도로서의 삶의 시작을 말한다.
그렇다면 초막절은 어떤 날인가? 초막절은 열매를 거두어드릴 때 들에 초막을 치고 잔치를 벌이며 축제를 벌이는 날이다. 감사의 제물을 드려서 하나님의 성막 건축을 준비하는 시기이다. 우리의 신앙생활의 의미로 해석해 보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사명을 받았으면 심고 거두어서 하나님께 감사의 축제를 벌이고 이웃과 기쁨을 나누는 성도들에게 주어진 축복의 삶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오늘의 크리스찬들은 유월절과 오순절의 경험에만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초막절을 계획하고 준비하여 하나님이 예비하신 은혜를 나누고 하나님께 감사하는 일은 생각조차 해보지 못한다는 얘기다. 과거에 경험한 신비체험만 집착하며 과거의 사건에 기댄 신앙생활을 하거나 하나님께서 부르신 소명의 경험과 성령 체험에 놀라워하기는 하지만 생산적인 성도의 삶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성도가 된 우리는 하나님과 이웃 앞에서 벌일 감사와 기쁨의 향연인 초막절을 준비해야 한다. 감사가 없는 신앙생활은 공허한 것이고 거짓일 뿐이다. 나눔과 섬김이 없는 사랑의 의무는 피곤하고 어려운 숙제에 지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까닭은 축복의 땅으로 들어가 하나님과 이웃과 더불어 축복의 삶을 살게 하시기 위해서임을 기억해야 한다. 더 이상 손해보고 상처 받은 일들을 계산하며 주저앉아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 초막절을 계획해야 한다. 축복의 날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의 삶의 현장에 주님의 전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