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마음
강윤구 목사 칼럼(032016)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이 말씀은 사도 바울이 빌립보교회에 있는 성도들에게 한 편지 속에서 빌립보의 성도들에게 예수님의 겸손을 배우도록 가르치면서 한 말씀이다. 그런데 이 유명한 성구는 수많은 성도들이 암송하는 말씀이면서도 그 만큼 오해가 많은 구절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냥 어떤 가슴에 품는 감정과 같은 어떤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말의 참 뜻은 이와 다르다.
빌립보서 2장 5절에 등장하는 이 ‘마음’이라는 단어는 그리스어로 ‘φρονεῖτε’라고 하는데 우리는 마음이라고 번역하지만 사실 이 말은 mind, mindset, 또는 attitude라는 영어 번역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가슴에서 일어나는 감정이 아니라 머리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관련된 말이다. 게다가 이 단어는 어떤 상황에 따라서 수동적으로 갖게 되는 생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품는 그 상황이나 대상에 대한 의도적인 태도를 말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해하면 사도 바울이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품으라고 말할 때 곧 예수님의 생각과 행위의 태도를 본받으라는 의도에서 한 말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그것도 수동적으로 느껴지는 대로 또는 습관적인 생각이나 감정에 따라서가 아니라 예수님처럼 겸손으로, 섬김과 사랑으로 대하려는 의도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예수님의 생각을 가지고 예수님처럼 행동하라는 말이다.
따라서 우리가 예수님처럼 사랑하고 섬기지 못하는 이유는 그렇게 하려는 생각과 의지와 노력이 없다는 말이지 그렇게 사는 일이 단순히 어렵다는 뜻이 아닌 것이다. 내 생각과 태도를 바꾸는 계획적인 행동이 요구될 뿐이다. 실제로 우리는 태도에 따라 누군가를 용납할 수도 저버릴 수도 있다.
예컨대, 탁구를 좋아해서 수십 년 동안 탁구를 쳤던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그리고 이 사람은 열심히 운동을 했고 제법 탁구를 잘 하지만 상대방이 드라이브를 걸었을 때 리시브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이 사람이 가진 문제는 무엇일까? 열심히 부족한 것일까? 아니다. 자세의 문제일 뿐이다. 특정한 스타일의 공격에 방어할 때 의도적으로 코치의 자세를 배워 그대로 따라 하면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코치와 연습을 해도 계속 자기 방식과 자세를 고수하면 한계를 넘어설 수 없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어려워하고 자주 넘어지는 특정한 상황과 문제에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보여주신 행동과 생각의 방식, 삶의 태도를 따라 행동한다면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품고 살게 된다. 그리고 예수와 더불어 악과 싸워 승리하게 되고 부활의 두 번째, 세 번째 열매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