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유의 명절인 추석은 한해 동안 거둔 수고의 열매를 함께 나누며 감사하는 것이 핵심이다. 보통 추석 명절이 되면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잔치를 벌이는데 모이는 가족의 경제사회적 형편은 모임의 조건이 아니다. 얼만큼을 한해 동안 거두어 들였는가 하는 것도 모임의 참가 조건이 아니다. 오히려 함께 모여 함께 감사하는 그 모임 자체가 가지는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감사는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을까?


우선 감사는 우리의 삶의 시간을 기쁨으로 승화시키는 능력이 있다. 수고하며 열매를 얻는 과정 속엔 당연히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 있기 마련이지만 가족과 친지들이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누고 사랑을 나누면 서로 감사의 시간을 갖다 보면 지난 시간의 수고와 고난은 기쁨으로 바뀌기 마련이다. 어렵고 힘든 시기를 지나는 가족이 구성원이 있다면 아마도 가족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에 선뜻 나서기가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함께 모여 위로도 받고 함께 기쁨을 나누다 보면 모두 새 힘을 얻게 된다. 이 모든 일의 배경에는 감사가 있다.


또한 감사는 우리의 상처 난 마음이나 흩어져 리듬을 잃어버린 가족 구성원들이 제자리를 찾게 해주는 능력이 있다. 감사하는 일은 나의 삶의 의미를 재발견하게 해준다. 감사 속에서 고난도 축복도 아픔도 즐거움도 다시 한번 재해석되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 속에서 우리는 다시 삶의 리듬을 회복할 수 있다. 사람들은 민족과 종교마다 좀 다르기는 하지만 감사의 절기를 통해서 이렇게 자신의 인생의 중요한 시기를 복되게 만드는 방점을 찍으며 살아간다. 그 만큼 감사하는 일은 우리의 삶에 리듬을 주는 매우 소중한 일이다.


만약 우리가 일만하고 돈만 벌고 사는 일은 그 성과와 상관 없이 기쁨과 감사의 원천이 될 수 없다. 오직 감사할 수 있는 것만이 나의 것이 되고 입으로 감사하고 몸으로 함께 나눌 수 있지 않은 것은 우리가 실제 소유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그 감사의 대상을 올바로 알지 못한다면 그 감사함은 공허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도와 준 사람에게 감사하지 않고 지나가는 행인에게 꾸벅 절하는 격이다. 감사할 줄 알고 감사의 조건을 발견할 수 있다 할지라도 감사할 대상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헛된 감사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그리스도인들은 감사와 예배의 참된 대상이 되시는 창조주 하나님께 감사할 줄 아는 참된 능력자들이다. 의미 없는 감사의 행위에 만족하지 않고 마땅히 감사해야 할 하나님, 감사하는 자들에게 상주시는 하나님께 제대로 감사하여 그 감사함으로 인한 더 소중한 열매를 얻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하나님께 감사하고 예배하는 자들에게 하늘의 가장 선한 것들로 풍성하게 채우시는 분이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의 감사와 예배 생활은 세상을 사는 진정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