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구 목사 칼럼
050116
얻고 성취하는 일보다 어려운 일은 지켜내는 일이다. 정상에 오르는 일을 쉽다고 말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 만큼
많은 노력과 인내를 요구할 뿐 아니라 절제와 성실 또한 필수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종류의
일이든 정상에 오르거나 무엇인가를 성취하고 나면 얻어낸 정상의 자리, 성취한 최고의 무엇인가를 계속
지켜내어 간수하는 일은 그 어떤 일보다 어렵다고 말할 수 있다.
예컨대, 열심히 공부해서 한 두 번
좋은 성적을 얻고 일등을 할 수는 있지만 계속 그 자리에 머무르기는 힘든 법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에 성공할 수는 있지만 그 결혼을 통해 얻은 행복을 유지하는 일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마찬가지로
인생의 길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여 십자가의 은혜를 경험하는 성도가 될 수는 있지만 받은 은혜를 지켜내고 믿음을 지키는 일은 생각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세상은 지켜내는 일보다 성취하는 일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때가 많다. 그래서 사람들은 미래나 현재에 대해 말할 때 앞으로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위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현재 가지고 있는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것들이 미래 자신에게 얼마나 큰 소망이 될 것인지에 대해 그 만큼 깊은 기도와 성찰을 갖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가 아는 나와 이웃의 최근 이야기들은 사랑을 성취했다가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 경제적으로 성공했다가 나락으로 떨어진 사람들의 이야기, 예수님을
만나 새사람이 되었지만 지금은 교회를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부정적인 스토리와
절망의 분위기는 우리의 삶에서 되레 깨나 친숙한 삶의 모습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게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현실에서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낙은 돈이나 명예나 권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썩은 동아줄을 붙잡기
위해 목숨을 걸고 있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 성도들에게 다른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계신다. 현재의 고난이나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행복을 붙잡으려 애쓰지 말고 이미 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을 지켜내라고
말씀하신다.
열매의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면 이렇다. 열매
없는 현재의 삶을 살다 보면 풍성한 열매를 얻을 미래를 위해 살게 되지만 정작 풍성한 열매를 수확하는 일은 아직 열매가 되지 못한 씨앗을 옥토
안에 잘 간수해 내는 일이 전부라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말하자면, 하나님께서
주신 귀한 것들은 그것이 가족이든 행복이든 재물이든 아니면 말씀이든 소중히 간수하여 지켜낼 수 있을 때 그 가치의 진가를 확인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지금은 불안과 초조함 속에 미래를 두려워할 때가 아니다. 오늘 나에게 주신 은혜를 지혜롭게 잘 간수해야 할 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