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저마다 다른 시간 속에서 산다. 개개인이 서로 다른 시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시계, 다른 시간을 사용한다는 것은 곧 다른 세대나 다른 세계에서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태평양 전쟁 당시 남태평양의 한 군도에서 사라졌던 한 일본군 장교가 종전 후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전시상황으로 알고 있는 채로 세상에 알려졌던 일화가 있다. 같은 시대 같은 자리에서 산다고 모두가 같은 시간 안에 있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우리교회가 위치한 지역적 특성상 교우들 가운데 상당수는 웨스트포인트 조지아에 있는 기아자동차나 인근의 협력 업체에서 일을 한다. 그리고 그런 이유로 인해서 동부시와 중부시를 함께 사용하거나 중부시를 사용하는 알라바마에서 살면서도 동부시간을 사용하며 살아가는 경우도 많다. 아마도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 시간에 맞추어 사는 것이 그 교우의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성도는 이 시대의 시계에 맞추어 살아가지 않고 하나님의 시계에 맞추어 살아가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의 인생은 이 세상에서의 삶에 한정되어 있지 않고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시간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계획에 딸라 하나님의 형상에 따라 지음 받았고 이것은 곧 하나님의 시간표에 따라 사는 것이 최선임을 의미한다. 이 시간표를 버리고 세상의 시간표를 좇아 산다는 것은 시대를 분별하지 못한 채 시대착오적으로 사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가 시대착오적으로 세상의 시계의 시침과 분침만 들여다 보고 있는 동안에도 하나님의 시계는 돌아가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사실 그런 모습은 성경에 기록된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 속에서 뚜렷이 볼 수 있다. 하나님은 필요한 하나님의 시간을 알게 해주는 시계를 버리고 세상의 시간을 따라 사는 이스라엘을 위해 선지자들을 통해 말씀하시기도 하셨고 심지어 인간의 시간 속으로 집적 오셔서 주님의 나라와 시간을 경험하게 해주셨다.


내가 지금 사용하는 시계는 하나님 나라에 합당한 것일까? 어쩌면 건전지가 나간 시계를 차고 사는지도 모른다. 만약 지금 차고 다니는 나의 삶의 기준이 되는 이 시계가 나의 인생을 잘못 살게 만드는 내 영원한 삶의 장애물이라면 바로 지금이 이 시계를 깨뜨려버려야 할 때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