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관심을 받는다는 것이 참 좋은 일입니다. 물론 어느 부분은
그 관심이 부담이 될 때도 있지만, 우리가 함께 살면서 서로에 대한 관심이 없다면 말 그대로 삭막한
사막과 같은 생활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사랑의 반댓말이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고 합니다. 미움을
갖는다는 것은 그래도 관심이 있어 미워하기 때문이라는 논리입니다.
제 교회 사무실에는 작은 냉장고가 하나 있습니다. 손님이 오실 때든지, 아니면 제가 목이 마를 때 마시기 위한 여러가지 음료수를 보관 중에 있습니다.
간혹 목이 마른 아이들이 제게 "물이 있느냐?" 묻기도 하고 교인들 가운데서도 물을 찾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냉장고의 문을 열고 제가 건너 줄 때도 있지만, 다른
것 먹고 싶은 것 있으면 꺼내가라고 합니다.
어제(1월 5일)도 어느 한분이 제게 "물이 있느냐?" 물으셨고, 필요 하신대로 꺼내 드시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그 후 제게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목사님 의자 바꿔드릴까요?”
뜻 밖에 말씀에 제가 당황했습니다.
아마도 사무실 들어 오실 때 마다 제 의자가 낡아서 팔걸이와 목받이가 뜯어져 있는 것을 보신 모양입니다.
“아직 앉는데는 지장이 없어 굳이 지금 바꿀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 바꾸면 아까울 것 같아요.”
“그럼 다른 것 필요한 것 없으세요.
목사님 마우스 패드도 없으시네요?”
“마우스 패드는 굳이 필요 없습니다.
그냥 책상 위에 놓고 쓰면 됩니다.”
“그럼 필요한 것 있으면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의자 정도는 제가 사 드릴 수 있어요.”
“제가 필요할 때 말씀 드릴께요. 고맙습니다.”
사무실을 들어 올 때마다 그냥 지나가시지 않고 목사의 필요가 무엇인지 세심하게 살펴 주시는 성도님의 마음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사실 목사와 성도간의 관계는 서로의 대한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목사가
성도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데, 성도가 목사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당연한 것이 된 시대 인지라, 이런 관심이 부족한 사람에게 한 없이 고마운 마음을 갖게 합니다.
사랑하는 어번교회 성도 여러분,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세심히
살피는 2022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