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겹줄 만들기

 

081416/칼럼

 

주말 아침에 모이는 가족기도회를 인도하러 예배당에 들어섰다. 예배당 맨 앞 줄에 앉으려 하니 당일 오후에 있을 결혼식을 위해 미국교회에서 준비해 놓은 예쁜 세 겹줄 장식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세 겹줄 장식 옆엔 우리 아버님께서 좋아하시던 전도서 4 12절 말씀이 씌어있었다. “A cord of three strands is not easily broken(세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


결혼은 서로 사랑하는 두 남녀가 서로 하나가 되는 일인데 왜 이 세 겹줄 장식으로 결혼식장을 꾸미려고 했을까? 그 장식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니 답을 찾을 수 있었다. 한 남자와 한 여자를 상징하는 두 고리에 각각 묶인 두 줄이 가운데서 서로 합쳐지고 두 고리 정 중앙 위에 위치한 고리에 묶인 또 하나의 줄과 합쳐져서 세 겹줄이 만들어지니 그 모양이 십자가 모양이다. 그렇다. 둘이 온전하게 하나가 되고 힘을 받으려면 사랑하는 두 사람이 서로를 배우자로 정하는 수평적인 선택의 사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하나님과 하나가 되는 수직적 관계의 형성이 필수다. 그래야 참된 삶의 십자가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의 생각은 참으로 1차원적이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통해 세 겹줄을 만들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그 관계를 생략하거나 뒤로 미룬 채 다른 수천 개의 겹줄을 꼬아보려 한다. 그런데 이것은 우리의 무지와 불신앙의 결과물일 뿐이다. 내 자신만의 이익과 성취를 위한 수많은 이기적 선택들을 취하면서 수천 수만의 수평적인 관계를 만들어 잠깐 누릴 맘의 안정을 얻고자 발버둥치는 몸부림일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이 수많은 줄을 꼬아 만든 인생의 줄이 결코 튼튼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물론 겉으로 백 겹줄, 천 겹줄로 보여서 그 줄이 결코 끊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수많은 줄들이 정말로 튼튼한 줄이 되려면 참으로 하나 되게 하는 무엇인가가 필요한 법이다. 세상은 이 관계들을 공고히 하기 위해 물질, 권력, 쾌락, 이해 관계들로 그 관계 위에 기름을 친다. 하지만 그 관계들은 오히려 꼬이거나 아니면 하나가 되지 않은 채 물과 기름처럼 그냥 그대로 있을 뿐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줄인 우리의 줄들을 서로 엮어 우리 안에 하나님께서 계시고 하나님 안에 우리가 있는 새로운 삶의 차원이 열리게 되면 우리의 삶에 소망이 넘치고 진정한 의미에서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세 겹줄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우리의 신앙생활은 튼튼하게 이 세 겹줄을 만드는 일이라 해도 과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내 스스로에게 말해본다. ‘더 이상 나를 지탱해줄 세상의 줄을 찾거나 의지하지 말자. 하나님의 은혜의 줄로 내 인생의 줄들 가운데로 지나게 하여 하나님께 묶인 인생, 주의 뜻이 중심이 되는 세 겹줄 인생을 만들어 보자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