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2816/칼럼
“소 귀에 경 읽기(牛耳讀經)”라는 말이 있다. 이 격언은 유익하고 필요한 진리를 들어도 소용이 없는 상황을 말한다.
들음의 사건이 있었지만 변화가 없고 열매가 없어 그 진리의 들음이 아무런 소용이 없을 때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우이독경의 상황은 우리의 개인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깨나 익숙하고 평범한 사건이다. 배워도 들어도 심지어 그것을 외우고 있어도 학교에서 가정에서 직장에서 교회에서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을 보는 것은 너무나
흔한 일이기 때문이다.
반면 위대하고 비범한 인물들을 보면 이 평범하고 익숙한 상황에 반전을 일으킨 사람들임을 볼 수
있다. 남들은 들어도 깨달음이 없고 변함이 없는
그 자리에서 어머니, 스승, 선배를 통해 들은 이야기 혹은 설교나 성경
읽기를 통해 들은 말씀을 마음 밭에 심고 실천할 뿐 아니라 성장해서 열매를 맺고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들이다.
말하자면 이 사람들은 경 읽기의 선한 열매가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열매가 있는 사람들에겐 어떤 특별함이 있는 것일까? 믿음은 들음에서 나지만 행함이 없는 믿음은 믿음이 아니듯이,
이 사람들은 들음에서 깨달음을 깨달음에서 실천을 실천에서 열매를 거둔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 예수님을 따르던 무리들은 주님의 증인이 되라는 사명의 말씀을 함께 들었지만 증인으로서의 삶을 살아서 전도의 열매를 맺은 사람은 그들
중 소수에 불과한 것은 이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은 ‘의무감’과 ‘스트레스’를 우리의 어깨 위에 지우는 말씀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으면
깨달았으면 그 말씀은 우리의 귀에서 맴도는 말씀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 그럴 경우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의
생활 현장에서 부담감만을 주는 근원일 뿐이다. 머릿속의 기억으로만 남아도 안 된다.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이 거하는 자리는 우리의 손과 발이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의 행동하는
믿음과 삶 속에 드러나야 하는 것이지 성경책 안에, 혹은 우리 머릿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실행되지 않은 법이 죽은 법인 것처럼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의 생활의 자리에 자리매김되어 그 말씀을
우리의 언행심사 행동거지 하나 하나에서 발견할 수 없다면 그 말씀은 우리 개인의 삶의 차원에선 죽은 말씀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의 손과 발의 행함 가운데서 드러나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