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안디옥교회


100116/칼럼

 


이천여 년 전 예루살렘과 안디옥(로마의 속주, 시리아의 수도)엔 예상치 못했던 일이 발생했다. 오순절 다락방에서 일어난 성령의 역사로 세워진 첫 교회 예루살렘교회는 엄청난 부흥과 성장을 경험했지만, 곧 로마정부와 유대의 종교지도자들의 조직적이고 가혹한 박해로 스테반 집사를 잃었고 사도들과 지도자들은 로마 사방으로 도망가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들 중 일부는 시리아의 안디옥으로 피했고 그곳에 하나님의 말씀이 증거되면서 장차 기독교선교사의 분수령을 세우게 될 안디옥교회가 세워지게 된 것이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유대인들을 향한 복음 전파의 위기는 곧 이방인들을 향한 복음 전파의 기회가 되었던 것이다. 어찌 할 수 없어 예루살렘을 떠난 애처로운 신앙인들은 곧 안디옥에 성령의 불길을 지피는 위대한 주님의 일꾼들이 되었고 이곳의 신앙인들을 위해 예루살렘에서 파송된 바나바와 바울을 통해 건강하게 성장했다. 그리고 그 후 안디옥교회는 바나바와 바울을 복음이 전혀 전파되지 않은 로마의 곳곳으로 다시 파송했다. 이미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하신 주님의 말씀을 몸소 실천하는 참된 주님의 제자들이 된 것이다.

이와 같이 안디옥교회는 의도하여 세운 교회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 교회가 성령의 인도하심과 복음에 믿음으로 반응하자그리스도인이라는 별명을 처음 얻을 만큼 예수님을 닮은 사람들이 생겨났고 기근이 심해 고통 당하던 예루살렘교회를 위해 구제헌금을 보낼 만큼 사랑과 헌신을 실천하는 교회가 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교회 역사에서 가장 처음 해외선교와 구제사업을 시작한 역사적인 교회이기도 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을까? 우선 성령의 인도하심 때문이다. 그리고 성령의 이끄심 속에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성도로서 능동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반응한 성도들의 믿음 때문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미국의 작은 도시 어번은 21세기의 안디옥교회가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어번지역의 성도들은 복음전파를 위해 이곳으로 온 사람들이 아니다. 대부분 개인적인 꿈의 실현과 기회를 위해서 또는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는 피난처를 찾아, 즉 필요 때문에 온 사람들이다. 구체적으로 말해, 필요를 채울 더 좋은 곳이 있다면 꼭 어번이 아니라도 정착할 사람들인 것이다.

하지만 어번에 정착한 우리는 심오한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의 현장에 서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 천년 전 로마의 3대 도시 중 하나였던 안디옥이 복음 전파의 중심이 될 수 있었던 것처럼 일자리를 찾아 고국과 미국 전역에서 사람들이 모이고 흩어지는 어번은 주님의 놀라운 계획이 이루어지고 성령의 역사가 꿈틀대는 거룩한 도시가 되고 어번교회는 21세기의 안디옥교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놀라운 일을 위해 우리가 먼저 인식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성령의 부르심과 역사의 부름에 응답해야 한다. 하나님의 섭리를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결코 입에 풀칠하기 위해 어번에 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번은 인생의 성공을 위해 잠시 쉬어가는 곳이 아니다. 우리가 이곳에서 살아 숨쉬면서 공부하고 살림하고 직장에서 고군분투 하는 것은 모두 하나님의 계획 때문이기 때문이다. 즉 주님은 우리를 이곳에 부르신 것이다. 하나님의 놀라운 일이 우리 가정과 교회와 직장에서 시작되어 그 성령의 바람이 미국과 세계 곳곳으로 이끌고 가시기 위해서 말이다. 이 깨달음 속에 주님의 발뒤꿈치를 좇아갈 수 있다면 이 시대의 안디옥교회가 이 어번지역에 세워지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