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에게 기다림은 필연이다

 

112716/칼럼

 

성도에게 기다림은 필연이다. 출애굽 후 여호와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언약의 백성 이스라엘은 가나안 땅에 이를 때까지 믿음과 인내 속에 시련과 역경 너머로 주님의 계획하신 축복의 땅에서 살아가는 그 날이 오기를 기다려야 했다. 여러 선지자들의 예언에도 불구하고 끝내 하나님의 언약을 어기고 심판을 받아 모든 삶의 기반을 잃었던 탕자 이스라엘은 여러 선지자들이 예언한 메시아의 도래를 기다렸다. 뿐만 아니라 이미 오신 메시아의 십자가 사건을 통한 구원을 믿는 크리스천들은 주님의 다시 오심과 그 다시 오실 메시아의 심판을 기다린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산다는 것은 곧 기다림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기독교의 교회력에서는 두 개의 큰 기다림을 기념하고 있다. 교회력의 첫 시작이 되는 대강절(대림절/Advent)과 사순절(Lent)이다. 우선 대강절은 라틴어 Adventus라는 말에서 온 것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강림을 말하는 것으로 성탄절 이전의 4주간의 기다림의 시간을 말한다. 그리고 사순절은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부활절 이전의 주일을 뺀 40일간의 기다림의 시간을 말한다. 여기서 우리는 교회가 교회력에서 가장 중요한 두 절기인 성탄절과 부활절을 앞두고 긴 기다림의 시간을 통해 신앙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무엇인가를 몸과 맘과 영으로 배우도록 인도하려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즉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과 십자가에서 못박혀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앞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성도들의 기다림이 필수불가결하다는 말인 것이다. 우리의 깨어진 하나님의 형상이 회복되고 하나님의 통치 속에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일도, 성도가 부르심을 받아가 걷게 되는 성화의 길의 끝에 이르는 데에도 기다림은 필연이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거꾸로 생각해 보면 성도의 신앙생활에서 조급함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걸림돌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조명해 보기 전에 짧인 인생의 경험과 세상의 가치관으로 성급히 판단하거나 요동치는 자신의 감정의 고저에 따라 사리를 분별하는 것은 바람에 날리는 겨와 같이 불안한 것이 당연한 것이다.


교회 역사와 기독교 전통을 살펴보면 이 두 기다림의 시간에 많은 신앙의 선배들은 금식을 하거나 자신이 탐닉하는 것들을 내려놓고 오직 하나님께 얼굴을 돌리고 집중하려고 무단히 애를 썼다. 어쩌면 지금은 조급함에 아직 갖지 못하고 누리지 못하고 채우지 못한 것에 맘 상할 것이 아니라, 이미 붙들고 있는 것들, 우리의 맘을 요동치게 하는 것들, 끊임 없이 변하는 세상의 것들을 내려놓고 오직 주의 말씀을 묵상하고, 소망과 인내의 믿음을 가지고 주님의 빛 가운데로 나아갸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마라나타! 주님 어서 오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