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함을 발판으로

 

01292017/칼럼

 

부족함에 대한 자각은 축복이다. 물론 충만하게 채워진 것을 깨닫는 것도 은혜이겠으나, 채워지지 않아 무엇인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깨달음도 은혜라 할 수 있다. 부족함은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족함에 대한 자각은 곧 회개나 변화 그리고 성숙과 성장을 향해 나아갈 출발점이 될 수 있고 이것은 분명 기회가 된다.

영적 차원에서 보자면 죄에 대해 자각함은 아픔과 수치라기 보다는 구원의 문을 향해 나아가는 믿음의 발걸음의 시작될 수 있음을 생각할 때 왜 부족함도 또한 은혜가 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사도 바울은 죄인 중의 괴수라는 자각을 발판 삼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교사가 되었고, 예수님을 배신했던 베드로는 초대교회를 세우는 진정한 믿음의 반석이 되었던 것이 바로 그 증거라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책을 읽는 것이 좋아 책을 읽다 보니 유식한 사람이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어떤 사람은 아는 것이 남들보다 부족함을 알기 때문에 학문에 정진하다가 남들을 이끌고 가르칠 수 있을 만큼 위대한 학자가 되기도 한다. 몸이 건장한 운동 선수들 중에는 의외로 어려서 허약했던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고자 애쓰다가 이제는 그 누구보다 건강하고 힘센 사람들 중 하나가 된 사람들이 많다.

물론 부족함에 대한 자각이 반드시 성장과 성숙으로만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 깨달음이 겸손함과 하나되고 우리를 완전하게 하시는 주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소망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죄책감이나 패배감 혹은 상대적 박탈감 같은 부정적이고 감정적인 마음과 영혼의 상태와 결합돼버린다면 오히려 자신과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더 파괴적으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

새해에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일까? 지난해 깨달았던 자신의 부족함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자. 혼인잔치 집의 빈 포도주 항아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실망과 불평이 나와 내 가정을 집어삼키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만일 그 동안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경험해 보지 못했다면 말씀을 읽고 기도하는 경건의 생활을 시작하는 기회로 삼아보자. 영적 공허함과 부족함은 훗날 영적 풍성함과 충만함으로 가는 발판으로 기억될 것이다.